맛집

[베트남/호치민] 마이반미 후기, 가격, 메뉴, 내돈내산

날자날아의 즐거운 인생 2023. 10. 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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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현지식을 먹고 싶은 나를 위해 와이프님이 반미를 공수해 왔다. 첫날 꾸안넴에서 분짜를 먹은 이후로 조식 쌀국수만으로 견뎌야 했던 현지식. 아직 두 따님들의 입맛이 글로벌화되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다. 사실 나는 반미를 한국에서도 먹어본 적이 없다. TV나 블로그에서 반미를 먹는 모습을 보면 베트남 음식 같지 않은 로맨틱한 동서양의 만남이 왠지 이국적으로 보여 베트남에 가면 반미를 꼭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참고로 반미 (Banh Mi) 는 베트남 말로 "빵"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베트남에서 프랑식의 바게트가 재 탄생 했다고나 할까? 바게트와 유사한 방식으로 만들어지지만 베트남의 흔한 식재료인 쌀가루가 함께 쓰이기 때문에 유럽의 바게트보다는 덜 단단한 느낌이라고 한다. 반미 사이에 여러 가지 고기, 채소, 양념을 추가해 반미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데 쌀국수와 더불어 베트남의 2대 서민식이라고 한다.
 
참고로 나무위키에서는 '반미'가 아닌 '바인미' 라고 표기하고 있는데 국립국어원 베트남어 한글 표기법에 따르면 '바인미'가 바른 표기라고 한다. 아무튼 주위에서 다 반미라고 하는데 혼자서 바인미라고 할 용기는 없으니 나도 반미...

 
와이프의 구글신공을 통해 주위에 반미 맛집이 어디인지 검색했다.  마이반미 (My Banh Mi) 와 반미362 모두 평이 좋은 편이었는데 반미362는 숙소에서 거리가 조금 먼 편이라서 사이공 중앙우체국 근처의 마이반미에서 구매를 해왔다. 메뉴판을 보면 반미 외에도 다른 여러 가지 메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15만 동에서 10만 동까지 8가지 반미 메뉴가 구비되어 있다.
 


우리가 구매한 반미는 로스트비프 반미와 치킨 반미 2가지였다. 그런데 사이즈가 생각보다 너무 컸다. 3개 샀으면 남길 뻔했다.

 
우리 가족이 애정하는 치킨 반미는 12만 동, 한화로 6천 원이 넘어가니 현지가격으로는 엄청 비싼 놈이다. 식당에서 먹었으면 따뜻 바삭하게 먹었을 텐데 약간 식은 것은 좀 아쉬웠지만 빵은 아직도 크리스피 했다.

 
비주얼은 너무도 맛나게 생겼다. 아이들이 고수를 못 먹으니 빼달라고 한 것 같다. 고수 러버인 나로서는 좀 아쉬웠다. 아이들 먼저 맛을 보여줬는데 야채를 싫어하는 첫째는 야채 없는 쪽으로 한입 먹더니 도망간다. 맛이 없는 게 아니라 채소가 많아서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둘째도 한입 먹더니 그만 먹는다고 한다. 왜지? 둘찌는 서브웨이를 엄청 좋아하기 때문에 반미 잘 먹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한입 먹어보니 그 이유를 알겠다.. 고수를 뺐는데도 약간의 향신료 냄새가 나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그런데 부추로 추정되는 초록색의 야채가 잘 안 끊어지고 질기다...이뭥미. 그리고 뭔가 맛이 2% 부족하다. 서브웨이 같이 입에 쫙쫙 달라붙는 맛이 없다, 왠지 건강한 맛이다. 스파이스 갈릭 소스로는 뭔가 부족한 듯. 아무튼 아이들이 좋아할 맛은 아니었다. 

 
그래도 비프 반미는 다르겠지. 이 웅장한 비주얼을 보라 맛이 없을 수가 없다! 14만 동


으응? 이것도 굉장히 심심하다, 기본으로 소스가 들어있는 것 같기는 한데 뭔가 소스를 더 넣었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아무튼 무맛 건강한 맛이다.

 총평

인생 첫 반미의 맛은 매우 아쉬웠다. 다른 분들의 블로그를 읽어보면 소스를 자체 제작해서 넣을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소스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었기에 소스없이 먹은 무 맛의 반미는 건강한 맛 그 자체. 

 

소스를 넣지 않고 먹은 것은 우리의 실수이기 때문에 크게 뭐라할 수는 없지만 소스가 들어있던 치킨 반미도 드라마틱하게 맛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길거리에서 파는 반미의 3배 가량되는 가격은 가성비가 무척 떨어진다고 봐야함. 게다가 부가세까지 추가로 내야하기 때문에 더욱 비싼 것이 현실.

 

실제로 매장에는 현지인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외국인들이 많았다는 점을 보았을 떄 로컬 맛집이라기 보다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반미집으로 보인다. 사람의 입맛은 모두 다르니 취향을 뭐라 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아무튼 우리 가족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차라리 리뷰가 좋은 길거리 반미를 다음에는 시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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