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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을지로] 가성비 맛집 복국집 뽁찌 후기 가격 메뉴

날자날아의 즐거운 인생 2023. 11. 1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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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장에 복국만큼 좋은 것이 없지만 자주 찾지 못하는 이유는 역시 가격 때문이 아닐까. 생명의 위협을 느껴서 복을 먹지 않는 사람들도 가끔 주위에 보이는데 인생은 복불복 아닌가 싶다. (여기에도 복이 들어가는군) 을지로 부근에서 가장 유명한 복집은 아마도 다동의 철철복집이 아닐까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인데, 복지리 1인분 정도는 감당할 수 있지만 추가로 복불고기라도 먹을라 치면 은근히 다음달 카드값을 걱정하게 되는 곳이다. 지갑에서 피가 철철나서 철철복집이라는 포스팅을 본 기억이나네. 

 
오늘 방문한 복국집 뽁찌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복러버들을 위한 완벽한 대안이다. 나는 이날 처음 방문이었지만 하도 주위에서 "복먹으러 뽁찌 가야지?"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꼭 한번 방문해 보고 싶은 곳이었다. 위치는 종로2가와 3가의 사이 예전에 형님들이 많이 다니시던 국일관 나이트 골목으로 들어오면 된다. 참고로 지금은 국일관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 대중교통으로는 종로3가역에서 오는 것이 가장 가까울 듯 하고 을지로 3가역에서 접근하는 것도 비슷한 거리. 근처에 주차는 안된다고 보는 것이 좋을 듯.  

 
예약이 안되기 때문에 부지런히 뛰어가야한다. 운동과 담 쌓은 사람들도 이럴 때 부지런하게 속보로 이동해 보라. 술을 마셔도 건강해 진다.  6시 조금 넘어 도착하니 벌써 두 테이블만 남아있고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얼큰하게 취한 모습이었다. 간신히 자리를 잡고 착석해 빠르게 주문부터. 참고로 입구 쪽에 앉았더니 바람이 들어오는데 약간 추웠다. 

 
메뉴를 공부할 새도 없이 여기 단골인 친구가 바로 주문을 한 참복 껍질무침 (1.5만원) 이다. 사진으로는 크게 볼륨감이 안느껴지는데 양이 많아서 살짝 놀랐다. 이거 먹고 다른거 못먹는거 아니냐 ?

 
...라는 말은 어디가서 안하는 게 좋을 듯 한다. 미나리와 참복껍데기의 식감이 절묘하다. 소주와 함께 우적우적 먹다보면 어느새 순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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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나온 복튀김 (1.8만원) 의 비주얼은 흡사 인삼으로 탑을 쌓아 놓은 듯한 아크로바틱함이 느껴졌다. 

 
복을 길게 잘라서 튀김을 한듯한데, 보통 복튀김은 치킨 가라아게 같이 뭉툭한 것만 먹어봤는데 특이한 모습이다. 

 
뽁찌의 뜻은 복의 사투리라고 단골인 친구가 알려줬는데, 아무리 검색해도 그런 말은 없다. 뽁찌로 검색하면 결과가 안나오고 뽁지로 검색하면 나오니 참고. 복튀김의 맛이야 최고! 길죽허니 과자먹듯이 안주로 먹는 느낌도 재미있다. 

 
복불고기 (1인분 2만원)는 뽁찌의 시그니처 메뉴가 되겠다. 철철복집의 복불고기는 채소가 없이 양념한 복을 숯불에 구워서 먹는 스타일인데, 여기는 미나리와 복을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서 돌판에 익히는 스타일이다. 복 두루치기라고나 할까?

 

단골인 친구놈이 쉴새없이 주문을 해대니 1인분인지 2인분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2인분으로 추정됨.

 
 
미나리와 함께 한입 가득 입에 넣고 씹어보니 간이 쎄지도 않고 약하지도 않고 아주 적절하게 맛나다. 철철복집의 복불고기에 비하면 약간은 투박하다 할 수 있지만, 이 가격에 이 맛이라면 호사라할 수 있겠다.

 
국물이 필요해서 주문했던 은복국 (1.2만원) 이다. 오늘 미나라를 하도 먹어서 피가 맑아 지겠어~

 
개인적으로 오늘 먹은 음식중 가장 맛있었던게 은복국이었다. 국물한숟갈 들이키자마자 으~~~~흐 하고 탄성이 나오며 술이 물이되는 듯한 기적이 느껴지는 듯 하다. 주위를 보면 어르신들은 복국 한그릇씩 주문하셔서 술안주로 드시는 듯 하다. 요놈은 다음번에 제대로 한 그릇 들이키고 싶은 마성의 국물이었다. 너무 맛나! 

 
복불고기 먹고 남은 양념에 볶음밥 가능이다. 이거 배부르다고 1인분만 했는데 2인분 먹을걸하고 백종원 같이 후회했다.

 
왜냐고? 말해 뭐해.. 너무 맛있어서 그렇지. 볶음밥은 후식이 아닌 술안주라고.

 
오늘도 치열한 전투를 치루었다. 이렇게 먹고 2차를 갈비살 먹으러 또 간것은 안비밀이다.

 
말로만 듣던 복국집 뽁찌. 왜 사람들이 뽁찌, 뽁찌하는지 느낄 수 있는 좋은 식사였다. 예약은 받지 않지만 생각보다 회전이 빨라서 조금 참으면 30분이면 먹을 수 있늘 것 같다. 투박하지만 맛나고, 사장님의 응대도 정겹다. 단골이 될 것 같은 예감! 을지로 후미진 곳들을 젊은이들이 차지하면서 휘황 찬란한 곳으로 바뀌는데 어른들이 갈 수 있는 이런 곳은 변함없이 남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데이트 장소 어울리지 않아! 커플들 오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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