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5가] 광장시장 순희네 빈대떡 후기 가격 메뉴
양복 입은 신사가 요릿집 문 앞에서 매를 맞는다...로 시작하는 노래가 있지. 바로 "빈대떡 신사".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먹으라고? 그것은 노노, 돈 없으면 집에 가지 말고 광장시장으로 가면 된다. I am 신뢰에요. 광장시장에는 순희네 빈대떡이 있기 때문이지
직장동료들하고 퇴근 후에 광장시장 놀러와서 만원짜리 한장으로 빈대떡과 막걸리와 한사발 배부르게 먹었던 아주 오랜 기억이 아련하다. 요새는 종로5가 약국거리를 방문할 일이 있으면 약을 산 후에 순희네 빈대떡에 들리는 것이 하나의 코스가 되었다. 약값아껴서 빈대떡 사먹는다고 누군가 한 말이 기억나네
예전에는 동네 시장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어느샌가 삐까번쩍한 간판도 생기고 외국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코스 중 하나가 되었다지? 그 때문인지 호객하는 상인이 나한테 중국말로 호객을 하는데 왜 때문인지 기분이 야릇함.
일요일 9시에 문을 여는 종로5가의 약국을 들러서 광장시장을 바로 방문했다, 시장 상인들 반 정도는 영업을 하기 전이지만 입구에 있는 순희네 빈대떡의 빈대떡 부치는 냄새가 입구에 진동을 한다. 여기서 포장을 하려고 했더니 포장은 건너편에 있는 순희네 빈대떡으로 가라고 한다. 건너편에 순희네 빈대떡이 하나 더 있네? 예전에는 이렇게 입구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돈 벌어서 좋은 곳으로 이전한거겠지?
건너편에 있는 포장을 하기위한 순희네 빈대떡이다. 왼쪽은 드시는 줄, 오른쪽은 포장하는 줄이라고 간판이 되어 있다.
호기롭게 5장 포장을 외쳐본다. 이거 무게가 만만치 않다. 지난번에는 약이 가방에 꽉 차서 3장 밖에 못산게 못내 아쉬워서 욕심을 부려봤다.
빈대떡 한장에 5천원이다. 육회도 사고 싶었는데 육회 작업하는 분이 아침에는 없는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MA약김밥도 여기서 파네... 설마 MA약김밥 팔던 아주머니 가게도 M&A 한건가? 고기완자도 예전에는 없었던 것 같은데, 메뉴가 예전에 비해 다양해졌다.
밤샘 작업이라도 하는 걸까? 벌써 엄청난 양의 빈대떡이 산처럼 쌓여있다. 대단하다 하지 않을수 없다.
미션을 완료하고 집으로 고고싱할 시간이다. 이렇게 들고 지하철을 탈 수는 없으니 가방에 고이고이 잘 쑤셔 넣어야 한다. 비닐에 들어있는 간장이 터지지 않도록 주의.
집에와서 확인을 해본다. 아주머니가 꼭 데워서드세요라고 말씀하신 이유를 알 것 같다. 빈대떡의 상태는 약 90% 수준으로 익혀진 것 같고, 더 맛나지려면 약간 더 노릇하게 취향에 맞게 프라이팬이나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해서 데우면 될 듯
함께 들어있는 양파간장 이놈이 진짜 MA약이다. 간장이 비법 간장인 것 같은데 비법을 좀 알았으면 좋겠다.
이 엄청난 두께를 보시라 2센티미터는 족히 될 듯 하다. 빨리 빨리 에어프라이어에 데워보자.
에어프라이어로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난 맛깔난 빈대떡이다. 이 황홀한 황금색을 보라.
일인당 한장 먹는 건 좀 무리다. 다른 반찬이 없다면 쌉가능이겠지만, 빈대떡은 사이드 메뉴 아닌가. 두장은 식구들과 오늘 먹고 나머지는 포장해서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또 생각이 날때 에어프라이어에 데워서 먹으면 된다
이런 빈대떡은 집에서 절대로 못만든다. 녹두외에 숙주와 간간이 고기가 박혀 있는 것이 보이는데 별다른 재료가 들어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맛은 절대로 따라 올수 없지.
양파절임 간장에 찍어서 한입 베어물면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포곤포곤한 순희네 빈대떡이 입안에서 기분 좋게 부서진다. 너무도 맛난거! 서민적이지만 쉽게 따라만들 수 없는 초 절정 하이테크 빈대떡 기술의 총아가 온통 여기에 집결되어 있는 느낌이다. 돈없으면 집에가서 빈대떡이나 부쳐먹으라고? 빚을 내더라도 순희네 집에 가서 빈대떡을 먹자!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