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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구월동] 토리파이탄 라멘 맛집 정멘 후기 가격 메뉴

날자날아의 즐거운 인생 2023. 11. 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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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이라고 하면 어릴 때 보았던 TV 애니메이션 은하철도999의 주인공 철이가 눈보라 휘날리는 이름도 알 수 없는 어느 행성에서 뜨거운 김을 호호 불며 몸을 녹이며 먹던 따뜻한 라멘 한그릇이 먼저 기억난다. 당시엔 그 것이 일본 라멘인지 모르고 당연히 한국 라면이라 생각했었지.

 
은하철도 999를 시청하던 어린 시절 일요일 아침마다 철이가 라멘 먹는 장면을 보면서 침을  꿀꺽 삼켰던 기억이다. 철이는 애니에서 꽤나 라멘을 자주 먹었고 라멘에 얽혔던 애잔한 에피소드도 있었던 기억이다.

60년 전통 닭도리탕 옆집의 정멘


철이만큼 라멘을 좋아하는 첫째 딸래미의 추천으로 동네에 토리파이탄 라멘 전문점이 얼마전 오픈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멘을 방문했다. 위치는 길병원 응급실 골목 아래쪽 근방이라 보면 될 듯.


입구의 키오스크에서 주문을하면 좌석 배정을 받는 시스템이다. 별도 테이블이 없이 10개의 좌석이 있다.


좌석 바로 뒤에 옷걸이가 있어서 겨울에 외투를 입고 있을 때 관리가 편리할 듯하다. 좁고 긴 공간을 잘 활용한 듯.


파이탄 라멘을 처음들어봤는데, 토리파이판은 한자로 鷄白湯,  닭으로 만든 백탕이란 뜻이다. 최근에 핫한 라멘이라고 한다. 합정역에 있는 오레노라멘이 토리파이탄을 잘하는 미슐랭 식당으로 유명한 모양이다.


토리파이탄을 중심으로 단촐한 메뉴이다. 본 메뉴에는 없지만 키오스크에는 세트메뉴가 있어서 사이드를  500원정도 싸게 맛볼 수 있으니 참고. 가격은 타지에 비해 싸다고 봐야겠지, 보통 1만원이 넘어가는 곳이 많은데.


딸아이가 주문한 토리파이탄 (9000원) 이다. 세트로 닭껍질교자 (4500원)를 추가했고. 닭가슴살 차슈 (4P)를 추가해서 2개씩 나눠달라 부탁했다.


하얀 국물에 대파, 적양파, 죽순 토핑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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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오리지날이 궁금했지만 맛비교를 위해 미소 파이탄 (9500원)을 주문했다. 육수에 약간의 갈색을 띠는 것 외에 외형은 토리파이탄과 동일한 듯


위쪽에 돼지고기 차슈와 오른쪽에 닭가슴살 차슈가 보인다. 참고로 돼지고기 차슈는 추가가 안된다. 왜일까?


라멘에 정통한 딸 아이의 정보로는 토리파이탄의 특징이 국물을 휘핑해서 크리미하게 만드는 것이라 한다. 그래서인지 만드는 과정에 블렌더 소리가 요란하게 났다. 그리고 오! 정말 크리미한 부드러움~ 맛있군!


닭가슴살 차슈가 기본 2장 들어있다. 수비드 했기 때문에 퍽퍽함은 1도 없는 부드러움. 일본에서는 라멘의 닭고기 차슈를 레어로 저온숙성시켰다가 손님들이 단체로 병원신세를 졌던 미슐랭 식당 이야기를 기사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닭은 꼭 웰던으로 먹자.


그런데 돼지고기 차슈도 수비드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보통 라멘의 차슈와 달라서 살짝 당황스러웠다. 왠지 훈제 햄맛이 나는 것이 뭔가 좀 아쉽네. 돼지 차슈도 2장 들어감.


완벽한 반숙의 아지타마고도 맛이좋았다. 


면발도 얇아서 내가 좋아하는 굵기다. 국물도 면도 아주 뜨끈하니 좋았는데 토핑들이 비교적 차게 느껴지는 것은 기분 탓인지? 면속에 푹 담궜다 먹었다.


토리파이탄과 미소파이탄을 번갈아 맛을 보았는데 오리지날과 다른 것은 국물에 미소가 포함된 것뿐인 듯. 토리파이탄의 국물도 어느정도 간이 되어있는데 미소가 추가되니 나중에는 좀 짜게 느껴졌다. 사전에 염도 조절이 가능하니 미소파이탄 먹을 사람들은 참고. 수저로 바닥을 긁다보니 면을 먹을 때 몰랐던 고기 조각이 느껴졌다. 밥말아 먹으면 좋을 것 같은데 배가 불러서 패수.

 
생전 처음 먹어보는 닭껍질교자 (4500원) 4조각이다. 고추와 마요에 아마도 머스터드를 섞은 듯한 소스와 함께 서브된다. 비주얼 먹음직스럽고!

 
닭껍질 교자라고 알려주지 않으면 베트남 짜조라고 착각할 수도 있을 듯한 비주얼. 닭껍질을 가공하기도 어렵고 이렇게 모양을 유지하면서 조리하기도 어려울 것 같은데 대단한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겉은 바삭할정도는 아니고 약간 껍질이 끊어질 수있을 정도의 식감을 유지할정도로 튀긴 것 같다.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은 뭔가 다져서 넣었는데, 기름진 젤라틴 지방 같은 느낌이면서도 식감이 재미있다. 근데 뭐가 든거지 궁금 궁금. 술안주로 좋을 듯.

 
개인적으로 돈코츠라멘을 좋아한다. 일본에 가서 이름 모를 현지의 라멘집에서 오리지날 돈코츠의 짜고 느끼하면서도 진한 누린 맛에 깜짝놀랐던 기억이 난다. 입맛이 평범하다보니 이치란 라멘 같이 약간은 무난하면서도 사람들의 입맛에 표준화된 브랜드를 선호하는 편이다.

오늘 맛본 토리파이탄은 크리미한 국물은 너무도 부드럽고 신선한 새로운 경험이었고 맛있었다. 다만 토리파이탄에 이런 스타일의 돼지 차슈가 들어가는 것이 표준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돈코츠의 삼겹살 차슈를 사용하는 것이 비쥬얼 측면이나 맛측면에서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김도 한두장 넣어주면 좋을 것 같고, 마늘 다진 것도 구비가 되면 좋을 듯. 나야 인스타를 안하지만 젊은층 사람들에게 어필하려면 비쥬얼적인 임팩을 좀 더 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은 업장이지만 주인장의 노력과 열정이 느껴지는 맛있는 한그릇이었다.약간의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잘 보완해서 토리파이탄의 불모지 구월동에서 일가를 이루기를 기원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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