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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정자역] 홍콩 레트로 차이니즈 맛집 용용선생 후기 메뉴 가격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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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정자역] 홍콩 레트로 차이니즈 맛집 용용선생 후기 메뉴 가격

날자날아의 즐거운 인생 2023. 12. 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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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와의 연말 송년회 자리가 마련되었는데, 정자역의 용용선생으로 오라고 한다. 용용선생은 또 뭐하는 곳인고? 검색을 해보니 여기저기 지나다니면서 한번 본적이 있는 음식점이었다. 홍콩 레트로 차이니즈는 용용선생 홈페이지에서 그들의 아이덴티티로 주장하는 것인데, 어째 사진 자체도 레트로 갬성으로 찍혔네.

 
용용선생 후기를 보기전에는 중국음식점이라는 것을 알 수가 없었는데 유린기 사진을 보고서는 바로 수긍을 했다.

 
후배 덕분에 젊은이들이가는 힙한 음식점도 방문해보니 고맙다는 생각이든다.

 
아..그런데 잠만. 마라지옥이라고 ? 여기 중국 음식점 맞아?

 
나도 한때 마라탕을 좋아라 했던 적이 있기는 하지만, 최근 둘째딸 꾬미의 마라 마라 마라 타령에 귀에서 피가 날지경이라 왠지 마라향만 맡아도 머리가 아파오려 하는데... 불안감이 엄습하네

 
설마 지옥마라탕을 주문하지는 않겠지? 음식의 절반 정도는 마라가 들어가는 듯 하다.

 
결국 이곳은 퓨전 중국음식점이라고 봐야하는 것이네. 위스키 하이볼이 아닌 고량주 하이볼이라니 아이디어가 좋다.

 
고량주로 만든 하이볼을 꼬량볼이라 부르고 있다. 한잔에 5.9천원~7.9천원 정도로 위스키 하이볼 보다 약간 싸거나 비슷한 수준 

 
프리미엄 고량주도 구비하고 있어서 평소에 먹어보지 못했던 고량주를 맛보기 좋을 듯하다. 그런데 얼마전에 명동의 산동교자에서 후배가 들고온 귀주 마오타이 한병 맛있게 마셨는데... 120만원 실화냐 ?

 
여러가지 세트메뉴가 구비되어 있으니 인원수에 맞게 선택하면 좋을 듯

 
 
도원경이라고 써있다. 무릉도원처럼 아름다운 곳이라는 뜻이다. 예전에 가수 도원경이라고 있었는데...흠흠.. 왠지 영화 화양연화의 빨간색이 기억난다. 레트로한 곳으로 오니 레트로한 생각만 나는구먼. 인테리어가 예뻐서 소위 인스타각.

 
전날 과음으로 인해 독한 술은 못먹겠다고 했더니 연태토닉세트 (19,900원)을 주문했다. 그런데 연태가 정말 귀여운 연태가 나왔다. 미니어처인줄... 125ml 이거 누구 코에 붙이냐... 라는 생각이었는데, 이날 2시간동안 수다 떨면서 연태 고량주 하나로 견뎠다. 술은 힘들게 마시기 싫은데, 이야기하면서 하이볼로 마시기에 딱 좋은 사이즈였다.

 
재은이형의 요청으로 주문한 꿔바로우 (16,900원) 이다. 특이하게 타피오카 펄을 곳곳에 토핑같이 올려 놓고 있다.

 
꿔바로우는 중국어로 锅包肉로 쓰는데 정확한 발음은 꿔바오로우, 锅 (꿔) 는 중국식 웍을 말하며, 包 (바오)는 껍질로 내용물을 감싼 요리들에 주로 붙는 명칭이고 肉 (로우)는 돼지고기를 의미. 참고로 바오가 들어가는 음식 중 샤오롱바오의 샤오롱은 찜기를 의미한다고 함 여기서의 바오는 당연히 만두피로 감싼 것을 의미. 19세기 후반 하얼빈으로 이주한 러시아인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만든 음식이라는 뒷 이야기가 있다.

 
오! 이집 꿔바로우 좀 치는데? 겉바속촉 바삭 쫄깃하고 맛있다. 꿔바로우는 감자전분을 이용해서 튀김옷을 만들기 때문에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탕수육의 소스에는 전분이 들어가지만 꿔바로우의 소스에는 전분이 들어지 않고 묽게 만드는거로 집밥백선생에서 봤는데, 여기는 일반 탕수육 소스같이 전분이 들어있다. 사실 다른 음식점에서도 꿔바로우 소스는 다 전분을 넣어서 나오는 것으로 기억이나는디.

 
고추바삭 유림기 (18,900원)라고 메뉴명이 되어있는 유린기이다. 그런데 왜 유린기가 아닌 유림기라고 썼을까? 유린기는 한자로 油淋鷄 로 쓴다. 한글로 독음을 하면 유림계가 되겠다. 기름에 튀긴 닭이라는 뜻이다. 유린기의 중국어 발음은 유린지인데, 산동반도에서 한국으로 넘어온 화교들의 산동지역 발음으로는 유린기로 발음이 된다. 그래서 한국에는 유린지는 유린기가 되고 중국 음식점에서 유린기로 표기되는 것이다.

 
용용선생 본사에서 메뉴 기획하던 담당자가 독음을 해보다가, 이건 린이 아니고 림인데 왜 린으로 발음하는 걸까 하고 유림기라고 메뉴명을 정한 것 같은데... 유린지나 유림계라고 썼으면 나름 인정이지만, 이건 메뉴명 오기이다. 꿔바오로우를 꿔바로우로 표기하는 것과는 또 다른 상황이라고 보이네.

 
아무튼 이곳의 유린기는 맛있었다. 일반 중국 음식점의 유린기가 색이 비교적 흰색에 가까운데 조명 때문인지 몰라도 노란색에 가깝고 후라이드 치킨에 가까운 맛인 것을 보면 전분이 아닌 닭튀김 가루를 섞어서 쓴 것으로 보이는데, 바삭 촉촉하니 맛있었다. 역시 사람들이 많이 찾는 메뉴가 실패할 가능성이 적음.

 
이 곳의 양대 시그니처 메뉴중 하나인 화산마라전골 (22,900원) 이다. 혹시라도 후배가 지옥마라전골을 주문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노인들을 배려했는지 화산마라 전골을 주문하고 마라 양념도 한수저 정도 덜어 냈는데, 나중에 먹기 딱 좋은 간과 맵기였다. 양념을 모두 풀면 약간 짤 수도 있다는 생각이드니 맵찌리들은 참고하시기를.

 
버너로 전골을 끓이다보면 화산은 어느덧 우삼겹을 벗어내고 안에 숨어있던 숙주산이 나타난다. 음 우리 둘째딸 꾬미는 마라는 좋아하지만 숙주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꾬미랑 같이 먹기는 힘들 듯하다.

 
그런데 이 마라전골은 딱 내스타일의 맛이었다. 양념을 한스푼 덜어내서 그런지, 국물이 칼칼하니 전날 먹은 술이 해장될 것같은 기세다. 진정 한국인에게 로컬라이징된 마라 맛이라고나 할까? 으~아저씨 소리내면서 국물드링킹했다.

 
우삼겹과 팽이버섯 숙주의 식감이 절묘하다. 너무 맛있어... 마라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강추해도 좋을 듯. 좋았어!

 
가격은 아주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적정선인 것 같다. 6시에 한두 테이블 자리가 있었는데 곧 만원이 되었고, 연인끼리 온 테이블도 많고 단체 회식하는 테이블은 한두 군데 보였다. 옆에 테이블이 두번정도 손님이 바뀌는 것을 보면 회전율도 비교적 빠른듯. 조명이 너무 어두워서 사진 찍는데 애로가 좀 있었고 의자도 덩치큰 사람과 함께 앉으면 좀 답답하다는 점을 빼면 갬성이랄지 맛이랄지 만족할만하다. 술집인데도 옆자리의 소음이 비교적 적어서 죽치고 앉아 수다떠는 장소 또는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추천할만하다. 체인이 너무 많아져서 그런지 이제는 추가로 프랜차이즈를 받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런 프랜차이즈 하나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드네. 참고로 내돈내산이다. 아! 유림기는 유린기로 좀 고쳤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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